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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3 시장의 힘으로 세상을 구한다 by 배추돌이
출처 블로그 > 에듀아이코리아
원본 http://blog.naver.com/yong2dao/30015663952
 

시장의 힘으로 세상을 구한다


사회적 기업의 경제학


수익을 직원 또는 주주에 앞서 사회적 프로그램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이상한’ 기업들이 있다. ‘위캔’, ‘함께일하는세상’, ‘컴윈’, ‘신기농산’, ‘삶과 환경’, ‘SK행복나눔도시락사업’ 등. 이들 기업은 일명 ‘사회적 기업(Social Business Enterprise)’으로 불린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 스스로 자립 기반을 만들고, 자신과 같은 위치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투자하는 회사들이다. 과연 이들 기업은 경쟁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 신용담보 대출)운동으로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무하마드 유누스(67) 그라민은행 총재가 이번에는 프랑스 유제품 기업인 다농과 요구르트를 만드는 회사를 차린다. 사회적 역할을 하면서 이익도 내는 이른바 사회적 기업이다. 그가 추진하는 요구르트 프로젝트의 개념은 이렇다. 먼저 마이크로크레디트로 젖소를 구입한 농가들로부터 우선적으로 우유를 구입하여 방글라데시 빈민가인 보그라 지역의 실업자들을 고용한 기업에서 요구르트를 만든다.


그럼 제품의 질은? 최고다. 청정지역인 방글라데시에서 나온 원유에 세계적 유제품 기업인 다농의 기술력을 합쳐 만든 40여 가지의 영양소가 담긴 고급 요구르트다. 가격은? 한 컵에 시중가격의 절반인 딱 66원이다. 보그라 지역민은 값싸고 질 좋은 요구르트로 영양 결핍을 해소한다. 지역 빈민의 소득과 일자리도 늘리고 건강도 증진시켜줘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다농은 공장 1개당 약 1600명의 고용을 창출한다고 예측했다. 또 회사의 이익을 바탕으로 향후 10년에 걸쳐 전국에 50개의 공장을 더 지을 예정이다. 유누스 총재의 요구르트 회사는 결코 별나거나 새로운 개념의 회사가 아니다. 방글라데시 같은 개발도상국, 유럽 등지의 복지 선진국은 물론 ‘자본주의의 원산지’ 미국에도 유누스 총재의 요구르트 회사 같은 사회적 기업들이 즐비하다.


‘사회적 기업(Social Business Enterprise)’이란 간단하게 사적(私的) 가치와 공적(公的)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기업으로 정의된다. 사회적 책임을 별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 자체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특징. 투자 자금을 주로 환경, 건강 관리, 아동, 빈곤 탈출 등의 사업에 투자한 뒤, 창출된 이익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하고 의사결정도 주주 이외에 이해 관계자가 참여해 이뤄진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사회적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위캔’, ‘함께일하는세상’, ‘컴윈’, ‘신기농산’, ‘삶과 환경’ 등은 종교단체 혹은 NGO, 지자체 등이 중심이 돼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보 ‘다솜이간병사업’, ‘SK행복을나누는도시락사업’ 등은 대기업이 주가 되거나 상당액을 후원하는 사회적 기업들이다.


국내 대학에선 사회복지학과는 물론 경영·경제학과가 중심이 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이의 일환으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의 경영대학(원)이 중심이 돼 한국소시얼벤처(social venture)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 대회는 사회적 벤처기업의 사업 계획서 경진대회로, 한국의 경영대학(원)생은 물론 일반 대학생과 사회인들에게 사회적 기업의 인식을 높이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열렸다.


정부는 아예 올해 1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을 통과시켰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족한 복지 인프라를 확충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회적 기업 인증제를 마련해 인증을 받은 기업에겐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를 감면하고, 사회적 기업을 후원하는 민간 기업에겐 기부금만큼의 세제 혜택도 준다고 한다.


돈 많이 벌고 싶은 수녀님


“수녀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돈 버는 일이 너무 좋아요. 요즘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죠.”


조진원(글라라) 수녀는 이런 폭탄발언(?)을 하며 조용히 웃었다. 그가 ‘우리밀과자 We can(이하 위캔)’의 대표직을 맡은 건 올해로 5년째. 2001년 설립돼 올해로 6년째를 맞은 위캔은 우리 밀 쿠키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위캔의 작업장은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방불케 한다. 생산 공정에 들어서기 위해선 반드시 위생모에 흰 작업 가운을 갖춰 입고, 에어샤워실을 통과해야만 한다. 여기에 40명에 달하는 생산직 근로자들은 반드시 제품을 만들기 전에 약품으로 손을 소독해야 한다. 누구도 예외는 없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 쯤에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어요. 위캔을 대통령이 직접 찾아오신다고 말이죠. 그런데 비서실서 사진촬영을 위해 위생모는 쓸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담당자와 옥신각신하다 결국 방문을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예외를 두면 안 되니까요.”김동주 위캔 사무국장은 철저한 위캔의 위생관리를 설명하면서 귀띔했다.


그럼 위캔에서 생산하는 쿠키의 맛은 어떨까. 정말 맛있다. 결코 달지 않지만 입안에 살살 녹는다. 쿠키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한 봉지를 비우고 반 봉지를 더 먹었다. 봉지에서 손을 놓은 이유는 단지 ‘배불러서’다.12종의 우리 밀 쿠키를 생산하는 위캔은 경기도와 고양시로부터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됐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신흥대학으로부턴 ‘산업 패밀리 기업’을 지정받은 잘나가는 중소기업이다. 또 2006년엔 잘 빠진 쿠키 포장 디자인이 산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석세스 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위캔의 작년 매출액은 5억7000만원 수준. 아직까진 약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상황이 된다면 중국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에서 열린 ‘녹색식품박람회’에 참여해, 중국 현지에선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품질로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유망 중소기업’ 위캔이 보통의 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회적’이란 말이 붙는다는 점이다. “이 곳에서 가장 엄한 벌이 무엇인줄 아십니까. 일을 못하게 하는 겁니다. 솔직히 일부 장애인들은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취업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들 중에서도 정신지체장애인을 써주는 곳은 거의 없어요.”(김동주 국장)


사회적 기업 위캔에선 크게 두 가지 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하나는 정신지체장애인의 사회 참여의 일환으로 빵 판매를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이들을 위해 직업적응훈련과 사회기술훈련, 치료 공동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것이다.


“시장은 냉정합니다. 관심은 가질지 몰라도, 누구도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라고 해서 사주지는 않아요. 시장에선 품질로 경쟁해야 합니다. 이제 위캔의 품질은 자부할 수 있을 만큼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경쟁력은 어느 정도 갖추게 된 거죠. 하지만 보다 높은 판매를 위해선 끊임없는 제품에 대한 투자와 판로 확보가 필요한 것이죠.”


위캔 초반기 조진원(글라라) 수녀는 판매액이 직원들 월급 수준도 안 돼 절박한 마음에 복권가게 앞을 서성이기도 했다고 한다. ‘믿음’이란 종교인의 가치와 ‘돈’이라는 시장의 가치가 서로 부딪히며 그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예 본격적으로 경영대학원에 다니며 경영수업을 받기도 했다.“제가 사업을 크게 키워 직원들에게 더 많이 월급을 주고, 새 직원을 더 많이 고용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게 자신의 일에 그렇게 애착을 가지는 우리 직원들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조진원(글라라) 수녀가 말한 ‘돈’ 버는 일이 너무도 즐거운 이유다.


별난 연봉 협상


“죄송합니다. 월급을 110만원에 맞춰 드릴 수밖에 없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당연히 더 드려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분들의 월급을 줄여야 하는데 그렇게는 힘들지 않겠습니까. 이해해 주십시오.”


이철종 함께일하는세상 대표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찾아온 구직자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요즘처럼 일자리를 얻기 힘든 시대에 대표이사가 “언제든 찾아와 달라”며 “월급 많이 못 드려 죄송하다”고 사죄(?)하는 건 특이한 광경이다.


함께일하는세상은 친환경 건물청소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전국 11개 지점에서 총 8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만든 사회적 기업이다.


함께일하는세상은 자활사업(근로 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게 일자리의 기회를 주고 직업 능력을 개발하는 사업)의 활로를 뚫기 위해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저학력에 특별한 기술이 없는 자활 참여자의 특성상 자활 공동체가 선택할 수 있는 업종은 제한적인데 그중 하나가 청소다. 때문에 자활사업이 활성화하면서 청소사업단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시장에 안착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서비스의 질, 시장 개척 등도 문제였고, 공공근로와 비슷하게 인식돼 사업단의 경쟁력이 의심되는 상황도 문제였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활협회에서 생각해낸 것이 개별 자활 공동체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 브랜드화다.


2003년 경기 지역  13개 청소사업단이 연계해 ‘크린서비스 청(淸)’이라는 이름의 공동브랜드를 만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일하는세상(주)’를 설립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게 된 것.
“가장 큰 목표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윤 창출’이죠. 다만 다른 게 있다면 그 이윤을 ‘일자리 창출’에 쓴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이윤이 나고 나서야 직원들의 대우를 결정한다면, 함께일하는세상은 직원들의 복지 수준을 결정하는 게 기업의 이윤 쌓기보다 먼저다. 전반적으로 열악한 청소시장의 고용 조건이지만 함께일하는세상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최저임금을 보장해주고, 4대 보험은 물론 퇴직금까지 적립해준다. 때문에 이직이 잦은 동종업계 기업과는 달리 이직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회사가 직원들에게 ‘만사 ok’만을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물론 수급권자들의 자활을 돕는 게 제 1원칙입니다. 하지만 저는 자활은 재활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 분은 저희도 돕지 않습니다. 근무 태도가 좋지 않은 분들껜 몇 번의 경고를 거쳐 ‘해고’를 통보합니다.”


지난해 말 이 대표는 근무 태도가 좋지 않은 한 직원을 해고 조치했다. 그 직원으로 인해 회사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 함께일하는세상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건 설립 후 2년이 지난 2005년부터다. 경기도 시흥 일대의 병원, 관공서, 은행 등, 이 기업이 청소 용역을 맡은 곳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뒤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경기도의 지원으로 ‘쾌적한 학교 화장실 만들기’ 시범사업을 운영했고, 2006년엔 서울시 무료 학교건물 종합관리사업을 수행하는 등 안정화 되기 시작했다. 작년 매출액은 15억원 정도, 올해는 잘만하면 100% 성장해 30억원까지 가능하다고 이 대표는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의 비결에 어떤 ‘백그라운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묻자 이 대표는 손 사래를 쳤다.
“오히려 관공서의 용역을 맡는 게 더 힘듭니다. 아무래도 공무원 사회가 보수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기존의 ‘관행대로’ 진행하려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실제로 사회적 기업은 법률상 정부 용역에 ‘우선권’이 있긴 한데요, 실제로 그 법을 들이밀어 봐도 ‘우선권일 뿐이지 꼭 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묻습니다.”


이 대표는 오히려 함께일하는사회의 서비스 경쟁력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청소용역업체로는 드물게 직원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각종 청소 이론과 실무 노하우를 담은 매뉴얼북을 제작 배포했다. 또 특수 제작된 왁스맙걸레, 탈수기 등을 이용해 단지 건물의 ‘청소’가 아닌 ‘환경 관리 & 리노베이션’ 수준으로 서비스의 질을 올렸다.


“때문에 가격 수준이 타 용역업체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높은 가격을 받는 건 시장 원리에 맞는 거 아닌가요? 얼마 전엔 가격 문제 때문에 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던 병원 원무과장이 찾아왔어요. 내년엔 꼭 우리에게 맡기겠다면서요. 덤핑 청소업체를 들였더니 관리가 엉망이라면서 말이죠."


‘효율성’있는 자선활동이 그 시작


<사회적 기업이 가장 활성화한 곳은 바로 미국이다. 예를 들어 큰 비영리 조직의 경우 기업에 자신의 로고 사용권을 주고 그 수수료를 받는 라이센싱 사업을 한다든지, 노숙자를 위한 직업훈련과 같이 자신의 사명과 관련된 수익사업을 하거나 기업과의 다양한 파트너십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영리 컨설팅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한다.


미국의 비영리 기관은 1980년대 정부의 지원금이 급격히 줄면서 재정적 불확실성에 시달리게 됐다. 또 정부의 공공서비스들이 민영화 됨에 따라 영리 기업과 비영리 서비스 제공자들 간에 정부 계약을 따기 위한 경쟁이 심해지게 됐다. 때문에 비영리 기관들은 좀 더 안정저이고 지속적인 수입원을 모색하게 되고 일반 기업처럼 상업적인 수익 창출 사업에 대해 더욱 개방적이 되어 갔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비영리 기관들도 시장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전에는 생소하게 느껴졌던 창업, 마케팅, 벤처 자본 등에도 점점 더 익숙해졌다. 특히 자신의 사회적 임무와 연계된 수익 창출 사업체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러한 관심은 ‘사회적 목적 기업’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때문에 전통적으로 영리와 비영리 간에 그어져 있던 명확한 경계선이 점점 더 모호해지게 된 것.


또 사회적 문제 해결에 있어서 전통적인 형태의 ‘자선적 접근’의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기 시작했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정부의 사회복지 서비스와 비영리 기관들의 자선활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사회문제는 호전되기는커녕 더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의 자선적 접근은 수혜자들의 의존성만 키웠을 뿐 아니라 굴욕감을 준다는 원성도 높아졌다. 이에  비영리 활동가들은 자선적 지원을 줄이고 수혜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더불어 기업과 맺는 파트너십의 폭과 깊이가 다양화 되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참여가 확대되었으며 사업 방향 또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적인 형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과 비영리 기관들과의 협력이 빈번해지고 있으며 자선적 기부에서부터 직원들의 자원봉사 및 후원, 공익 연계 마케팅, 그리고 공동 벤처(joint venture) 설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대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성공적 파트너십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는 약물·알코올 중독자나 전과자 등을 고용, 직업훈련, 상담, 주거 등을 제공하는 대규모 비영리 기관이다.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는 사회적 임무를 수행하는 데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한 좋은 비영리 모델이다. 연간 1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는 이 단체는 다수의 사회적 기업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데 그 산하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체로는 보잉사의 지원으로 이뤄진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가 있다.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는 개인적인 연계에서 탄생했다. 보잉사의 임원이던 파이어니어 휴면 서비시즈의 이사가 “약물·알코올 중독자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일자리”라며 보잉사에 이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 세계 최대 비행기 제조업체인 보잉도 1950년대부터 자선활동의 일환으로 실시해온 ‘보호 작업장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던 터라 그의 제안을 계기로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 직원의 85% 이상은 전과자거나 약물?알코올 중독자로 재활 프로그램 출신이거나 현재 훈련과정 중인 사람들이다. 계약에 따르면 보잉은 부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공급하고 작업시간에 따른 인건비를 파이어니어 인터스트리즈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보잉으로서는 낮은 인건비로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사회적 기여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로선 보잉이라는 권위 있는 기업에 납품해 경쟁력을 입증 받을 수 있고, 이 보잉의 정기적인 경영 현대화 지원 서비스를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는 1996년 보호 작업장으론 처음으로 ISO-9002를 획득할 정도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보잉에 납품하고 있다. 1999년 자료에 따르면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의 예상 수익은 1610만달러에 이르러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에서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체들의 전체 수익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이다.


주목할 점은 보잉은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 외에도 15개의 보호 작업장과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보잉은 이러한 활동을 사회공헌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보호 작업장일지라도 엄연한 공급자, 즉 계약관계에 있는 ‘사업적 파트너’라는 입장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에서는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의 성공을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다.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 내의 ‘파이어니어 푸드 서비스’를 통해 구내식당 사업에 진출해 스타벅스에 입점하기도 했고, ‘파이어니어 유통’으로 유통 서비스 및 푸드뱅크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는 중이다.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에선 기업적 성공은 물론 약물 중독자를 산업 현장과 사회 일선으로 복귀시키는 작업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00년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 약물·알코올 중독자들의 재수감률이 15.4%에 이른 반면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재수감률은 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4%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 사례 | SK행복나눔도시락
“우린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칠 뿐”


시계가 정오를 알리자 가게 안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양복과 회사 점퍼를 걸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밀려든다. 방금 지은 밥과 8가지 반찬, 뜨끈한 국물이 그날 오후를 책임진다.


“밥맛요? 맛있으니까 매일 오죠. 단돈 3000원에 어딜 가서 이만한 점심 먹겠어요.”
박정열 대우자동차판매 대리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한다. 10여 분이 지나자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직장인들은 물론 인근 대학생들도 싸고 맛있는 이곳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곳의 이름은 ‘행복나눔도시락(이하 행복도시락)’. 행복도시락은 전국 19개의 체인망을 갖춘 도시락 체인점이다. 박 대리가 점심을 하는 곳은 그중 서울 강서구 등촌점. 이곳의 하루매출액은 100~110만원 수준. 지역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이곳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이곳은 매출액 중 70%를 강서구 지역 결식아동에게 공급하는 도시락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사회적 기업’이다. 원래 이곳은 서울 강서등촌 자활 후견기관 도시락 사업단 마니또가 운영하던 곳으로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돼 ‘행복도시락’이라는 브랜드파워를 갖게 된 것이다.


“마니또의 자활근로사업을 통해 한식, 양식 등 조리사 전문 과정을 거친 7명의 어머님들이 주축이 됐어요.” (유경화 사회복지사)


2003년 설립된 마니또는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배달사업이 주 수입원이었지만 진정한 기업의 자립과 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새 시장을 개척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형 도시락 공급업체에 필적하는 위생시설과 배달 차량 등을 갖출 비용이 필요했다. 또 전문 영양사도 필요했다. 하지만 저소득층이었던 점주들은 물론 후견 기관 역시 1억여원에 달하는 돈을 마련하긴 어려운 일이었다.


마니또의 ‘구원 투수’는 SK와 실업 극복 국민재단이었다. ‘행복도시락’사업을 통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이들 두 단체는 실사를 거쳐 2006년 10월, 이곳에 1억3000여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가게가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수 있는 2008년까지 운영비 일부와 영양사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5년 5월,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하면서 결식이웃 지원 도시락사업 등 6개 프로그램에 3년간 총 497억원을 지원해 연간 총 423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봉사, 기부 등 수동적인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해왔다. 이러다보니 원칙 없는 이벤트성 또는 보여주기식 사업들만 난무했다.


“이렇게 되면 기업 입장도 답답합니다. 경영 여건의 변화에 따라 기업도 사회공헌의 필요성을 느끼긴 하는데 돈은 돈대로 쓰고 돌아오는 결과물은 보이지 않으니…. 고민 끝에 문제는 비효율성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전략적 사회공헌’의 개념입니다. 재원의 효율적 활용이 목적인 셈입니다.”


SK그룹은 작년 한 해에만 연인원 1만9042명이 총 32만9584시간의 사회공헌활동을 벌였다. 2006년 연간 사회공헌 투입비용은 1200억원으로 지난 2004년 820억원, 2005년 1100억원보다 증가했다. 또 계열사의 자원봉사단 가입률은 SK네트웍스 100%, SK C&C 100%, SK텔레콤 89.4% 등으로 평균가입률이 84%에 달한다.


이러한 활동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솔선수범해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하는 최 회장은 저소득 가정의 집 고치기 자원봉사나 수해지역 김치 담그기 같은 봉사활동에도 직접 나섰다.


이 같은 SK그룹의 ‘진정성’에 고 최종현 회장이 역설했던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라는 ‘효율성’이 조화되면서 나온 게 ‘행복도시락’사업이다. 김 팀장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이었다”며 “그랬기에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만 1년여의 시간이 투자됐다”고 했다. 그는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기업은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오랜 시간이 투자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행복도시락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결식이웃에게 제공되는 기존 도시락 급식과 차별화된 급식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행복도시락 사업장에선 결식이웃에게 지급되는 도시락의 위생 수준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 HACCP(식품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을 도입하여 운영한다. HACCP를 하기 위해선 매장을 일반 구역과 청결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별로 앞치마, 장갑 등을 달리하는 것은 물론 식재료에 따라서도 칼과 도마를 달리해야 한다. 또 통일된 품질을 위지하기 위해 운영 매뉴얼을 마련했고, 전문 영양사도 각 사업장마다 1명에서 2명까지 배치했다.


다른 하나는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내는 것이다. SK행복도시락사업은 2006년 2월 서울 중구 신당점을 1호점으로 2007년 3월 현재까지 경기·인천, 경남, 강원, 전남 등 전국에 19개 센터를 오픈 했다. 이들 19개 센터를 통해 하루 평균 약 3500개의 도시락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2006년 한 해 400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2006년 연말 기준)가 창출됐다. 급식 지원이 가장 절실한 대상과 지역을 차례로 선정 2007년까지 총 130억원을 투입해 전국에 48개의 행복도시락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SK는 행복도시락 센터를 통해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배달원 등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2007년까지 저소득층에게 약 700개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SK는 행복도시락을 통해 기업과 정부, NGO의 3자 협력을 통한 모범적인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급식 체계의 새로운 표준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2006년 12월엔 실업극복국민재단과 ‘결식이웃 도시락 급식사업’ 실행협약을 맺었다.


또 SK는 이 같은 행복도시락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6년 9월 그룹 내 계열사들과 힘을 모아 ‘행복나눔재단’을 창립하기도 했다. 설립된 지역 센터들의 파트너십을 극대화하고, 표준 급식 센터 모델을 정착시키는 한편 안정된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발전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행복도시락은 현재 각 지점의 성격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되고 있다. 등촌점의 경우처럼 자활 후견 기관이 돕던 점포에 보다 더 큰 지원을 하는 형태, 1호점인 신당점처럼 SK가 100% 설립비를 지원하는 형태 등등이 바로 그것.


더불어 SK는 행복도시락 같은 사회적 기업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여기서는 사회적 기업가는 물론 NGO 관계자, 사회복지사 등에게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실지로 국내 사회적 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인력 관리나 노무 관리, 재무, 회계, 마케팅 등 기업 경영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다. SK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가가 자립할 수 있으려면 이들에게 경영·경제 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르쳐 수익을 창출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수강생들은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에서 경영이론과 실무 등 전문지식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는 실업극복국민재단, 행복나눔재단과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가와 NGO 관계자 36명을 선발해 작년부터 사회복지 이론과 경영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숭실대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경영, 경제, 사회복지를 전공한 대학교수들로 구성됐다. SK는 이를 정례화하는 한편 사회적 기업가의 폭을 넓히기 위해 부산대에서도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를 개설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현재의 사회적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분야에서 정부 지원을 받으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가 활성화하면 공공서비스 제공이라는 종전의 목적 외에도 수익 창출을 통한 사회적 기업들의 자립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terview | 이철영 아크(리앤킴)투자자문 회장
“사회 책임 투자는 자본주의의 혁신 과정”

아크(리앤킴)투자자문(이하 아크투자자문)은 경영진이 고객과 함께 펀드에 투자하는 독특한 운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식 헤지펀드와 같은 조직 및 운용 방식을 적용하되, 차입 운용을 하지 않아 리스크를 줄인다. 특히 펀드회사로는 이례적으로 사회적 책임면에서 문제가 없고 투명성이 보장된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사회 책임 투자(SRI)’를 원칙으로 하는 국내의 대표적 주식투자 사모펀드다. 그럼에도 운용 시작(2003년 7월16일) 후 약 3년 반 동안 누적수익률 196.2%라는 고성과(KOSPI 등락률 99.39%)를 달성하고 있다. 펀드 규모는 530억원. 이를 진두지휘하는 이철영 아크투자자문 회장을 만나봤다.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게 된 동기는.
4년 전 내가 갖고 있던 바슈롬 코리아의 지분 50% 중 일부를 미국 측에서 사길 원해 그중 30%를 우호적으로 정리하면서 아크투자자문을 만들었다. 나는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졸업 후 뉴욕의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했다. 월스트리트에서 경험을 쌓아 귀국 후엔 삼보증권에서 일했었기 때문에 이쪽 일이 낯선 분야는 아니다. 물론 바슈롬 코리아 쪽 일(명예회장)도 보고 있다.

한국소시얼벤처대회 집행대표라는 자리가 궁금하다.
아크투자자문의 정관을 보면 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에 따라 가장 중요하게 시작하고 있는 사업이 한국소시얼벤처대회라는 것이다. 소시얼벤처란 이익을 추구함과 사회적 공헌을 동시에 하는 사업모델이다. 벤처라는 말 그대로 작은 소시얼엔터프라이즈(사회적 기업)라 할 수 있다.
나는 우리나라 경영대학 학생들이 좀 더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KAIST 등 대학연구소가 파트너십을 조직하도록 돕고 1년에 한 번씩 경영대학생들을 상대로 소시얼벤처대회를 개최하는 사업을 지원키로 했다. 우리의 사회 책임 투자의 정신도 살리고 학생들에게도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소시얼벤처대회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바슈롬 코리아 일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잠깐 휴식기를 가졌다. 머리도 식힐 겸 예전 내가 다녔던 컬럼비아대를 다시 찾았는데 거기서 소시얼벤처대회라는 걸 알게 됐다. 2003년 당시만 해도 나 역시 소시얼벤처라는 용어가 생소했다. 알아보니 컬럼비아, 하버드, 버클리 등 미국 최상위 클래스 MBA 스쿨에선 모두 사회적 기업을 전공과목으로 채택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MBA는 보다 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사람들이 공부하러 오는 곳이지 않은가. 그런 MBA, 그것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MBA들이 사회적 기업을 전공으로 선택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이는 곧 사회적 기업이 미국 사회에선 주류가 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나는 바슈롬에 우호적으로 지분을 팔면서 ‘내 돈의 일정 부분은 반드시 좋은 일에 쓰겠다’고 생각했었다. 투자자문사를 생각하고 있던 내게 ‘좋은 일도 하고 돈도 버는 사회적 기업’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회장의 개인적인 관심과 투자자문사의 자금 운용은 좀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수익률 1~2%에 울고 웃는 게 금융권인데.
사업을 하면서 기업이 도덕적 기반 위에 서지 않으면 긴 성공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 즉 기업에게도 그들의 이념에 공감하는 ‘우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할 일은 오로지 이윤 추구’라고 주창하던 밀턴 프리드만의 생각은 경제계에서 ‘한물 간’ 생각으로 평가된다. 일례로 대우그룹이 부도날 때 그들에게 도덕성이 담보됐었다면 그렇게 쉽게 허물어졌을까.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 책임 투자도 이와 관련돼 있다. 사회 책임 투자는 자선이 아니다. 철저하게 지속 가능한 기업에게 투자해 수익률을 쌓아가는 투자의 방식이다.

사회 책임 투자를 통한 장기투자를 표방하는 펀드들은 우리나라에도 꽤 있다. 아크투자자문의 펀드와 다른 펀드들의 차이점이 있다면.
아시다시피 우리는 헤지펀드를 표방한다. 투자자를 위해 최선의 결과를 내는 데 주력한다. (실제로 아크는 주가 전망에 따라 주식 비중을 0%에서 100%까지 조정하는 전형적인 헤지펀드의 기법을 활용한다고 알려졌다.) 다른 점이 있다면 차입을 하지 않아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 책임 투자는 단지 투자 주식 선별 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스크리닝(Screening, 선별)만이 아니다. 투자 된 주식회사의 경영진과 경영 개선을 위해 대화하는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관여)나 주주총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권을 행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 역시 사회 책임 투자의 일환이다. 쉽게 말해 장하성펀드도 이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 역시 투자 기업에 주주로서 변화를 요구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높일 것을 요구한다. ‘우호적 대화 과정'이라고 불리는 이 전략은 실제로 얼마 전 우리가 투자한 회사에게 보다 적극적인 자금 운용을 할 것을 대화를 통해 요청하기도 했다. 회사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안 나오면 경영 참여도 가능하다. 돈을 쌓아놓기만 하는 회사는 당연히 자기 자본 수익률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아크투자자문은 지난 2월 13일 텔코웨어의 주식 62만5000주(6.22%)를 경영권 참여 목적으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텔코웨어의 수익 창출 능력이 많은 데다 자산 가치를 밑도는 최근의 주가 수준을 고려,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연 ‘사회적 기업’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또 사회 책임 투자가 아닌 사회적 기업에 직접 투자할 생각은 있는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미국의 사회적 기업은 6%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2~3%정도인 걸 생각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우리 펀드의 주주들을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주주들로선 아직 사회적 기업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수익에서 우리가 펀드를 시작할 때 밝힌 10%의 사회적 기금을 사회적 기업을 펀딩하는데 활용할 여지는 있다. 물론 성장성이 높은 사회적 기업에 한해서다.

마지막으로 첨언할 말이 있다면.
지구상에 이념체계라곤 자본주의만 남으면서, '승자가 모든 걸 갖는다'는 자본시장의 원리에 오류가 있다는 걸 다들 알게 됐다. 선진국이건, 저개발국이건 빈부 격차와 인간성 박탈 같은 문제가 나타났으니까. 과거엔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젠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세상이 ‘팍팍’해져 간다. 사회 책임 투자는 이렇게 팍팍해져가는 세상을 바꿔보자는 자본주의의 이노베이션(혁신) 과정이다. 자본가도 노동자도 결국엔 ‘따뜻함’이 필요한 ‘인간’이 때문이다.


기사출처: 이코노미플러스(2007.03)

Posted by 배추돌이

2007/05/03 07:46 2007/05/0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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