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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01 서울 나들이 by 배추돌이 (7)

서울 나들이


가계부를 쓰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자기가  한 달동안 얼마나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지 가장 쉽게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5월과 6월 두 달 동안 나 역시 모네타(www.moneta.co.kr) 의 미니가계부를 쓰다가 정말 까무라치는 줄 알았다. (한 달동안 백만원이 넘는 돈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이후로는 수익과 그에 대한 예산을 세우고 계획적인 지출을 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자신의 현금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경제생활을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래서 당분간은 미래소득을 현재소비로 바꾸는 위험한 선택을 자제하자고 마음먹었다. 주제파악 좀 했다.

덕분에 지난 6월에는 서울 나들이를 한 번도 안했다. 약 7만원 가량 되는 송정리-용산 KTX를 타는 것 보다 2만원 안쪽에서 해결되는 서대전행 무궁화호를 주로 타고 다니면서 코레일에 상납(?)하는 비용을 10만원 미만으로 확 줄였다.

그리고 어제, 벼르다가 오랫만에 서울에 갔다. 벨라스케스의 '흰 옷의 어린 왕녀 마르가리타 테레사' 그림을 보기 위해 덕수궁 미술관에도 다녀왔고, 땀을 그야말로 뻘뻘 흘리며 남산에 올라 시원한 바람과 함께 서울시내를 바라다보기도 했다. (누구랑? 언제나 활기차서 보기좋은 형준, 영혜, 아랑 이 세 올드클리퍼들과 함께 ㅋㅋ)

생각보다 우리가 서로가 그동안 지나왔던 행적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며 쑥덕쑥덕 요상한 작당모의(!)를 하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가 펼쳐나갈 또 다른 미래에 대해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요사이 힘든 일을 겪고 있는 클립에 대한 걱정도 같이 해 보기도 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열 시간동안 쉴 새 없이 떠들어댔던 것 같다.

그리고 밤 열 시에 남산 유스호스텔을 찾아갔다. (이번 주말에 그동안 개발/인권단체 실무자들을 위한 BASPIA의 RBP(Rights-based Programming) 워크샵 최종 마무리가 그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BASPIA의 두 대표님과 워크샵 참가자이신 월드비전의 김경연 과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셔서 무사히 뒤풀이 자리에 안착(!)할 수 있었다. 단체 실무자분들 뒤풀이 자리이다보니 UNESCO 아태국제이해교육원, 해원협, 국가인권위 등 다양한 단체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초반의 썰렁함을 BASPIA 인턴 태상씨가 준비해오신 인권 스피드퀴즈로 날려버리고(!!) 맥주와 함께 BASPIA와 RBA의 미래, 그리고 국내 개발협력업계 내부의 문제에 대해 고민을 나누다보니 어느덧 새벽 네 시가 가까워왔다. 오늘 주말근무때문에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아침에 인사만 드리고 내려왔는데, 열차에서 내려오는 내내 오늘 워크숍 마무리를 못 보고 가서 참 아쉬웠다는... ^^;

아침차로 가서 다음날 아침 열차로 내려왔으니 (게다가 산타고 새벽까지 술마셨으니) 몸은 제법 피곤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좋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게다가 그들로부터 생각할 거리들을 얻어오니 빈 손으로 갔다가 두 손 가득히 장을 봐서 돌아오는 기분이랄까? 물론 그것들이 마냥 즐거운 이야기들만은 아니다. 세계시민이 되길 꿈꾸지만 불확실한 진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20대 청년들의 고민,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가능케하는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개발원조 시스템과 NGO의 모습을 고민하는 그 바로 윗세대들의 모습은 분명 장밋빛 판타지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대한민국 어느 한 곳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이러한 고민과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직은 꿈을, 희망을 포기할 수가 없다. 우리 사회도, 나 역시도.


7월 1일이다. 예정된 출국 날짜는 14일. 9일간의 휴가가 헛되지 않도록 나도  빨리 준비를 해야겠다. 기다려라 방글라데시!!!

Posted by 배추돌이

2007/07/01 15:02 2007/07/0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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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진리를 위해서만 분노할 뿐이오. 인간은 진리 속에 있을 때만 인간일 뿐이오. 그리고 진리 속에 있을 때, 인간은 끝없이 변화할 뿐이오. 인간이 변화하는 한, 세계는 바뀌게 되오. / 김연수 소설 "밤은 노래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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