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피스보트
이정용 글/사진
넥서스
2008년 1월
(표지링크: YES24)
부루마불 게임을 처음 접한 어린 시절 이후로 세계일주는 나의 꿈이었다. 물론 지금도 결코 포기하지 않은 소중한 꿈이다.
그래도 '80일 간의 세계일주' 처럼 무작정 세계를 둘러봐야지 하는 생각에서 '그래도 뭔가 좀 더 가치있게 세계일주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에까지 나아간 것을 보니 조금이나마 나이를 먹긴 먹은 모양이다.
사실 피스보트를 처음 접한 것은 아니었다. 이곳 저곳 둘러보고 싶은 곳은 많고 주머니에 돈은 없었던 대학 시절, 자비를 들이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여러가지 국제교류 프로그램들을 찾아다니다가 피스보트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득달같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힘들게 써서 보낸 영문 레터에 대한 짧은 답변은 나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피스보트도 크루즈의 일종이고, 세계일주를 하는 프로그램이므로 승객으로 탑승하려면 약 천 만원 이상의 경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본어를 능숙히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 당시의 나에게 좌절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러한 좌절(?)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때 이후로 피스보트보다 나은 세계일주 프로그램을 접해보지 못했다. 물론 개인 스스로 진행하는 세계일주는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지만, 피스보트와 같이 프로그램화 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일관된 컨셉을 가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정용 기자의 '피스보트'는 두 차례의 피스보트 탑승 경험을 글과 사진으로 녹여낸 것이다. 피스보트를 타고 방문한 지역들에 대해 써내려가는 그의 짧은 기행문과 사진들은 물론 '프로'의 것이니만큼 멋들어진다. 그러나 '피스보트'에서는 단순한 글과 사진 이상의 감동이 있다. 그의 글과 사진 속에는 '평화'에 대한 진실성과 실천적 자세를 절실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45일간의 피스보트 일주는 이정용 기자처럼 장기취재허가를 받을 수도 없는 나와 같은 대한민국의 보통 직장인에게는 언감생심 꿈꾸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꿈을 버릴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평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이자 장인 피스보트에 언젠가는 나도 반드시 승선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지며 일상 속의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Posted by 배추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