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난 9월에 나는 가을 세일즈프로모션을 기획하면서 '개밥바라기별'을 읽지 않은 채 고객대상 사은도서로 선정했다. 그저 독서의 계절인 가을 컨셉에 맞춰 기존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도서'라는 새로운 품목을 이통시장 마케팅에 활용해보고자 싶은 마음이 앞서있었고, 따라서 프로모션을 기획하던 8월 시점에서 가장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만한 책이 무엇일까에만 골몰해 있었다. 관심은 당연히 '유명작가'의 '신간소설'에 가 닿았고, 그 과정에서 '황석영이 네이버에 연재한 신간'은 지나칠 수 없는 것이었다.
물론 황석영의 전작 '바리데기'로부터 얻은 깊은 인상으로 인해 이 노대가의 소설이 젊은 층에게도 충분히 통할 만하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물품도 아니고 책을 사은품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하려고 하는 사람이 대충 줄거리만 훓어본 뒤 프로모션 진행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역시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늦게나마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낸 지금은, 그 결정이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마음을 쓸어내리고 있는 중이다.
개밥바라기별은 성장소설이다. 그리고 지금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 특히 소설 속 화자들과 비슷한 연령대인 사춘기 시기에서부터 이십 대에 막 접어드는 이들에게 특히나 읽혀져야만 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사십여 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작가의 말마따나 세월은 흘러갔어도 당시 그들이 겪어낸 청춘은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은 고민과 번뇌가 점철된 방황의 시간들이었다.
황석영 소설의 새로운 진면목은 여기에서 나타난다. 작가는 이 소설의 주된 독자가 될 젊은이들에게 섣부른 이데올로기나 이상을 주입하지 않는다. 대신 '너희들 하고 싶은대로 하라, 그러나 자기가 작정해준 귀한 가치들은 끝까지 놓지 말고, 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라고 말해준다. 지나고 나면 그토록 힘들었던 시간들도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법이니까.
"사람은 씨팔......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
노작가의 한 문장이 스물 일곱 해 살아 온 나를 웃고 울게 한다.
그래, 사람은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니까.
Posted by 배추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