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
신현림
바다출판사
2004년 11월
사진출처: YES24
2007년 도서분류: 미술





대한민국의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 12년간의 초중등 교육을 무리없이 이수했다고 했을 때 개인이 얻게 되는 미적 역량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일주일에 한시간 혹은 두 시간의 미술 교욱으로 인생에서 가장 감성이 충만한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경험상 미뤄봤을 때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중고교를 다녔던 90년대 후반에는 미술과목에서 100점을 맞아도 자신이 미술적 재능이 있거나 미적 감각이 있다고 믿는 친구는 거의 없었다.

미술관 한 번 가본 적 없고, 그림이라고는 수채화 이상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으니 당연한 노릇이다. 그래서였는지, 항상 예술과 관련해서는 내 자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잘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애꿏게 유년시절에 피아노학원 안보내주신 부모님 원망만 장난스레(?) 하게 된다.

피아노학원에 등록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아져버린 지금에 와서 예술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책을 보는 것이다. 혹자는 책을 통한 2차적 경험은 별로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적 금전적 물리적 비용을 생각해볼 때 책을 통한 예술과의 만남은 분명히 내게 큰 효용을 제공해준다. 그래서 시간날 때면 한권씩 미술관련 책을 사 보는 것이 하나의 취미가 됐다.

신현림은 시인이지만, 동시에 사진을 공부한 사진가이기도 하다. 미술사를 전공한 시인 최영미와는 또 다르게 신현림은 현대미술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책을 통해 표출한다. 사실 현대미술이라 하면 회화와 조각 위주의 고전미술에 비해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신현림의 설명을 통해 한 번 걸러진 현대미술의 걸작들은 조금 더 목넘김이 좋다.

이전에는 몰랐던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들도 신선했지만,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에 갈 때마다 무심결에 보았던 백남준의 작품과 그의 세계가 그렇게 세계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도 겨우 알게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상깊은 글귀는 피피로티 리스트의 작품 'Ever is Over All'의 내용이다.

우리는 정말 미치도록 열심히 살고 싶어 하는 것인가?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당신의 몸을 던지고 있는가?


창조적인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적어도 내 안의 권태를 깨 주는
미적 상상력의 공급은 정말로 정말로
중요하다.


User inserted image

미치도록 열심히 살고 싶은 자들이여.
언제나 끝에서 끝까지 가보라.
온 몸을 던져 일하고 탐구해보라.
빛나는 자신과 만날 것이다.

피피로티 리스트(Pipiotti Rist)의 비디오 아트
언제나 긑에서 끝까지다(Ever Is Over All) / 1997

신현림, '너무나 매혹적인 현대미술'에서 재인용. 70p.

Ever is Over All 에 대한 MOMA의 홈페이지 링크

Posted by 배추돌이

2007/09/09 11:48 2007/09/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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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진리를 위해서만 분노할 뿐이오. 인간은 진리 속에 있을 때만 인간일 뿐이오. 그리고 진리 속에 있을 때, 인간은 끝없이 변화할 뿐이오. 인간이 변화하는 한, 세계는 바뀌게 되오. / 김연수 소설 "밤은 노래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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