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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26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 by 배추돌이

이번 주는 퇴근 후 내내 붓과 화선지랑 놀고 있다.
토요일에 서도반에 갈 때 글씨 두 점을 가지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전서로 쓴 '格物致知'와 해서로 쓴 '天下無人'이 바로 그 두 점-
지난 일 년동안의 성과를 내거는 마지막 행사인 전시회를 위한 것이고,
신선생님께서 직접 오셔서 전시회에 낼 지 말 지를 결정하실 것이다.

그런데 수요일 저녁인 오늘까지, 낼 만한 작품이 없다.
당연하게도, 평소에 연습을 안했기 때문이다.
연습은 커녕 토요일에도 밥먹듯 빠졌으니,
다른 사람들보다 실력이 늘지 않은 것은 당연지사이다.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은 초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되돌이켜보면, 그랬던 적이 적지 않다.
잘하는 것보다는 잘하지 못하는 것이 많았고,
원인을 가만히 살펴보면
처음에는 흥미있는 척 하다가 조금만 어려운 단계에 진입하면
쉽게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경영학으로 치면 '캐즘'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비로소, 꾸준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는다.
하루하루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1년, 2년, 3년 쌓이고 쌓이면
그 세월의 두께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반대로 그것들을 단시간에 해내려 한다면 엄청난 난관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요컨대 토끼는 결코 거북이를 이기지 못한다는 우화의 의미를
또다시 지금에서 곱씹고 있다는 것인데,
서른을 앞둔 나이에 자못 부끄러울 뿐이다.

아무튼 각설하고 토요일 오후까지는 어떻게든 두 점을 내야 할 터이다.
실력이 부족하여 결국 못내는 한이 있더라도,
나머지 시간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 보련다.
한번이라도 더 시도해볼 수 있는 것도
어찌보면 행복이다.


근데, 그래도 신선생님 글씨쓰시는 거 동영상 보고 있으면
한숨만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OTL...


Posted by 배추돌이

2008/11/26 23:56 2008/11/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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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진리를 위해서만 분노할 뿐이오. 인간은 진리 속에 있을 때만 인간일 뿐이오. 그리고 진리 속에 있을 때, 인간은 끝없이 변화할 뿐이오. 인간이 변화하는 한, 세계는 바뀌게 되오. / 김연수 소설 "밤은 노래한다" 中

- 배추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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