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여전히 폐쇄된 ‘섬나라’인가. 우리나라는 지난 10여 년간 “국제화만이 살길”이라며 ‘글로벌 코리아’를 외쳐왔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숫자도 지난해 10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아본 외국인들은 “싱가포르나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은 한참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선 의사소통은 물론, 길 찾기·신용카드 쓰기·인터넷 하기 등 기본생활부터 불편하기 짝이 없고, 외국인을 배려하는 의식과 문화도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본지 취재팀은 한국에 거주하는 각계 외국인 50여 명을 집중 인터뷰, 그들이 겪는 불편함과 충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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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08년 01월 0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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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황금신부'드라마의 어머니 역할을 했던 베트남 배우가 나왔다. 베트남 배우가 연말 시상식에 나올 만큼 한국 사회는 예전에 찾아볼 수 없었을 만큼 재한 외국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있는 모양이다. 중국인 다음으로 많이 한국에서 살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이 그것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외국인이 살아가는 건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해 연초에 사장님께서 우리 본부를 찾으셨을 때, 신입사원 입장에서 외국인이 휴대전화 가입을 하거나 싸이를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를 말씀드렸던 적이 있다. 사장님께서도 주한외국인이 갖는 상징적 비중 뿐 아니라 100만이라는 양적 규모에도 주목하시고 계셨고, 큰 관심을 보여주셨었다. 이후 4월부터는 SKT에 대한 외국인 후불제 휴대전화 가입이 '외국인전문대리점' 제도를 통해 허가대상 및 보조금 등에 대한 큰 폭의 개선이 이뤄졌다. (물론 내가 한 발언 때문이 아니라 이미 사내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 시행된 것이었지만)
그러나 여전히 외국인이 휴대전화를 가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주요 언어인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구사하는 직원이 있는 휴대폰 대리점 (혹은 판매점)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면 한국어 잘 하는 친구나 한국 친구를 데려와서 개통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렇다면 외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두는 대리점들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것이 또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연체율이 일반인에 비해 수 배 이상 높은 외국인 가입에 대해서 적극적일 수 없다.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일부 고소득층 외국인 고객들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우량고객'이 아닌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판매일선에서 판매 여부를 결정짓는 대리점주, 판매점주들은 양적으로 소수인 외국인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실제적인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는다. 동일한 시간을 내국인 고객 대상 판매에 기울이면 더 많은 이윤이 창출되는데 그들에게 하여금 '외국인들에 대한 판매 여건을 개선하라'라는 주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허한 메아리로만 남을 뿐이다.
결국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금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그러한 현상을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신문에서 나오는 하얀 피부색의 교수나 금융업종 종사자들을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가 아니라, 피부색을 막론하고 어눌한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는 모든 외국인들이 휴대폰 대리점에 찾아오는 것이 언제든지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주위에 100만명이나 되는 외국인들이 산다는 것 자체를 잊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여론환기와 이슈파이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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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배추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