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김혜남을 읽다





올 한해 목표 중 가장 도전적인(!) 목표였던 것이 '책 50권 읽기'였다. 가능한 한 빠지지 않고 한 주에 한 권은 읽으려 했으나 그렇지 못했던 날도 많았고 해서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서른 아홉 권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도 열한 권이 남은 셈이다. 그래도 이렇게 목표를 세우고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한비야의 책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나오는 에피소드처럼, 비록 책 권수를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유치해보일 지는 몰라도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만은 사실이니까.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는 진작 사놓고 채 읽지 못하고 있었던 책들 중 하나였다. 일년 넘게 묵혀두고 있다가 '권수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에 12월이 되자마자 서가에서 그나마 쉬워 보이는 책을 꺼내든다는 것이 이 책이었다. 그런데 어찌 알았으랴? 주말에 서점에 들러 속편 격인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까지 사서 읽게 되었을 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출판계의 주요 키워드는 '위로'이다. 공지영의 위로 3부작이 히트를 치고 난 후에도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 고 장영희 교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등 팍팍한 삶 속에서 따뜻하게 자신을 보듬어주길 바랬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내 서가에도 이 책들이 어김없이 꽂혀있는 걸 보니, 나 역시 그랬던 듯 하고)

그 와중에 김혜남 박사의 '서른살' 시리즈는 약 40만 부의 판매고를 보이며 또다른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공지영, 한비야 등이 대학생 및 20대를 대상으로 타겟을 설정했다면, 김혜남 박사는 '서른살'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30대 독자층을 사로잡았다고 볼 수 있겠다.

요즈음은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주제가 과거와는 사뭇 다름을 많이 느낀다. 고민과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은, 취업과 진로가 주된 고민이었던 20대 중반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결혼과 출산, 육아가 메인 테마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그만큼 환경도, 관심분야도 예전과는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서른살' 시리즈를 읽어나가면서, 무엇보다 이 책들을 내년에 서른이 되는 내 친구들에게(빠른 82인 나는 서른까지는 아직 한 해가 남았다!) 선물로 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우리 세대 또래들에게 우리들이 갖고 있는 고민의 근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짚어주고(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그러한 고민들에 대해 경험에서 나오는 멘토의 조언(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감을 갖게 된 것이 비단 나 뿐만은 아니었을테니, 이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인생을 살기 시작한 지 삼십 년, 저자는 그 삼십 년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포기하기에는 아직 너무 짧게 살았고, 아이로 남아있기에는 너무 길게 살았다고.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는 어른으로서, 당당하고 희망차게 걸어나가라고. 그 이야기를 나 혼자만 보고 듣는 것이 너무 아깝기만 해, 사정 닿는 한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내년 생일날 선물로 줄까?)

직장에서 술먹느라 힘들고,
아이 돌보고 키우느라 힘들고,
자기 짝 아직 못 찾아 힘든,
곧 서른 살이 될 내 친구들,

모두 화이팅!




Posted by 배추돌이

2009/12/09 06:48 2009/12/0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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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진리를 위해서만 분노할 뿐이오. 인간은 진리 속에 있을 때만 인간일 뿐이오. 그리고 진리 속에 있을 때, 인간은 끝없이 변화할 뿐이오. 인간이 변화하는 한, 세계는 바뀌게 되오. / 김연수 소설 "밤은 노래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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