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3일,
배추와 아톰은 지금, 뉴욕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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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뉴욕통신원을 자임한 배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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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담당 아톰양-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이 '실시간 여행기'입니다. 매일 매일의 여행에 대한 사진과 감상을 그날 밤에 바로 블로그를 통해 기록해 둘 생각입니다.  

아시는 분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직장인이 최대로 낼 수 있는 휴가일수는 보통 5일입니다. 여기에 앞뒤로 주말 이틀을 붙이고, 국경일 등의 연휴를 이용하면 최대 열흘을 휴가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열흘이라는 이 시간은 언뜻 짧아보이지만, 나머지 355일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적절한 자극과 인식의 확대를 일으켜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같은 경우에는 연초부터 신년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 휴가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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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뉴욕에서 보내는 휴가라니..!


1년 중 가장 귀중한 시간인 이 10일간을 어디에서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알차고 보람있는 일일까? 골똘히 생각해보다가 미국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던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살면서 언젠가는 한 번 가 보겠지 하고 늘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올해에는 웬지 그 시점이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지요.

미국여행의 주 목적지는 당연히(!) 뉴욕이었습니다. 그라운드제로와 월스트리트, 그리고 브로드웨이가 있는 곳, 동시에 MOMA를 비롯한 여러 미술관들이 있는 뉴욕이야말로 현대 미국을 느끼기 위한 최적의 지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실제적인 여행의 편의성 측면에서도 친한 선배의 집에서 숙박을 해결할 수 있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시스템이 잘 갖춰져있는 뉴욕이 다른 어떤 곳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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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PD가 지키는 치안도 훌륭하고...


이러한 연유로 시작한 뉴욕여행, 열흘간이라는 시간이 비록 정말 짧은 기간이지만, 미국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금융위기 터져주시고... 원달러 환율도 지난 5년간 최고점 찍어주시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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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드리운 먹구름?



자, 그럼 오늘은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대한항공 KE081편을 타고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 30분 경이었습니다. 인천에서 출발해서 정확히 14시간 걸리더군요. 최신 B747-400기종이 인천-뉴욕간에 운행되고 있어 오는 동안 AVOD 시스템을 통해 영화도 골라보고 여자친구와 네트워크게임도 즐기면서 그리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록 사전 주문했던 베지테리안 기내식이 정말 최악이었고, 기내에 콘센트가 있다고 하여 잔뜩 기대했던 노트북 사용은 어찌된 영문인지 콘센트가 작동하지 않아 수포로 돌아가고 말기는 했습니다만..)

JFK공항에서 맨하탄 시내로 들어오는 데에는 선배가 신신당부했던 대로 줄서있는 노란택시를 타고 들어왔습니다. 맨하탄까지는 45불 정액제 요금이더군요. 고속도로 이용료와 팁 포함해서 총 60불에 선배가 사는 집 앞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선배와 감격의 상봉(!)을 한 후(우릴 위해서 그날 업무도 재택근무로 바꾸고 그것도 모자라 시장할까봐 김밥도 준비해 줘서 완전 감동..ㅜ.ㅜ), 집을 나섰습니다. 출발 전날 오랫만에 싱가포르에서 날아온 지인을 만나느라 잠도 잘 못잤던데다 비행시간도 길었던지라 피곤하기는 했으나, 일분일초가 아까운 여행자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첫번째 방문지는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배터리 파크. 약간 쌀쌀하기는 했지만 오늘 날씨가 좋아서였는지 공원에 사람이 많았습니다. 가족단위로 나와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고, 또 이들을 상대로 즉흥 공연을 보여주는 팀들도 있더군요. 저는 그것보다 아이들이 분수 위에서 뛰어노는 모습이 무척 평화스러워 보여 보기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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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멀리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


배터리파크를 한 바퀴 휘이 둘러본 후, 선배가 미리 알려준대로 발길을 허드슨 강변으로 돌렸습니다. 강변 건너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섬과 뉴저지의 건물들이 보입니다.
말이야 강이지만 실제로는 바다인 이 허드슨 강변에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과 자전거랑 인라인 타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들이 계속 지나다닙니다. 강변이라 약간 쌀쌀하기는 했으나, 사람들 모습이 다들 흥미롭고 재미있었던지라 추운 것도 잊고 계속 걸었습니다. 중간에 혼자 여행오신 듯한 프랑스 할아버지 사진도 찍어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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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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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있는 푸른 자전거 타신 분이 그 불어발음 영어 구사하신 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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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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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파크 쪽에서 북쪽으로 강변을 따라 쭈욱 걷다보니 어느덧 도착하는 곳은 WFC, 세계금융센터 건물입니다. 금융센터 바로 옆에는 요트 선착장과 Sailing School이 함께 있습니다. '금융센터 옆에 부자들이나 탈 법한 요트라니, 과연!'라고 눈살을 찌푸리려고 하는 찰나, 한가로이 정박해 있는 요트 위에서 바삐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더군요. 아아, 여기에도 사람의 노동은 제 가치를 다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이상 주제넘게 남을 씹어대기(!) 보다는 그저 즐겁게 멋진 요트감상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아직 타본 바 없습니다만,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이 요트들은 얼마나 큰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을까요? 세상 사람들 누구든지 요트를 탈 수 있는 그런 시기가 온다면 저도 한 번 Sailing School에 등록해볼 요량입니다. 조건이 달성되려면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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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WFC에 들어가면 유리창을 통해 옛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에 새롭게 지어지고 있는 프리덤 타워의 공사현장을 볼 수 있습니다. 끔찍한 사고가 터졌던 곳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기 이를 데 없는, 평범한 풍경이 창 밖으로 보여지는 것이 그동안 수없이 9.11과 테러에 대해 들어 온 우리에게는 오히려 어색하게 다가왔습니다. 과연 그러한 일이 있기는 했던 것일까? 바로 이 곳에서? 라는 질문에 대해 답해주는 것은 우리와 똑같은 목적으로 WTC에 와 있던 많은 관광객들의 존재 뿐이었습니다.

마침 아래를 보았을 때 '우회하시오(Detour)'라는 표지판을 따라 아이들이 뛰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며 테러를 일으킨 세력이든 그것을 이용한 사람이든 어른들의 이기심과 그릇된 마음으로 인해 전세계 수많은 아이들이 평화를 향한 길을 걷지 못하고 먼 길을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그저 안타까움만 더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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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C에서 바라본 프리덤타워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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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하는 아이들

WFC 건물을 나와서 우측으로 길을 건너면 9.11 당시 목숨을 잃었던 소방관들을 위한 추모 부조가 있습니다. 추모객들이 다녀갔던 듯 꽃다발이 놓여있더군요. 부조 바로 옆에 있는 9.11 희생자 추모센터는 관광객들을 위해 가이드 리플렛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텅 빈 공간이 눈 앞에 있음에도 인간에 의해 수천 명이 한 순간에 살상당하는 무시무시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순간순간 잊는 우리들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이러한 추모 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보면 모든 사건의 원인은 인간이 때에 따라 얼마나 무섭고 잔학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잊는 인간의 습성에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다만 희생자들에 대한 순수한 추모가 권력자나 지배세력에 의해 또다른 목적을 위해 악용되는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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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소방관 추모 부조와 꽃다발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추모센터를 지나면 동선을 따라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Century21 아울렛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안에 들어가보니 규모도 별로 크지 않고 인테리어가 깔끔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꽤나 붐빕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충대충 걸려있는 옷들이나 진열되어 있는 제품들의 브랜드가 D&G, CK 등 유명 브랜드 제품들입니다. 가격은 일반매장 가격보다 40~50%정도 저렴한 것 같습니다. Polo 셔츠같은 경우는 한 장에 25불 정도 하더군요. 아톰양은 지그시 1층 화장품 판매대에 가서 공항 면세점에서 샀던 화장품 가격을 물어보곤 비슷하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

구경을 끝내고 아울렛 앞에서 기다리던 선배를 만남으로써 뉴욕에서의 첫날, 공식일정(?)은 이것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여독도 덜 풀린 상태에서 그저 맛보기로 거닐었던 하루였지만, WTC 현장을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할 일은 다 한 것 같은 뿌듯함이 듭니다.

내일은 미리 예약해뒀던 뉴욕영화제를 보러 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지 기대가 됩니다. 사진 편집하고 글을 쓰느라 쉴 시간을 주지 못한 몸뚱이가 쉽게 탈나지만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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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국 구제금융 하원 통과가 전세계 금융위기의 한줄기 빛이 되어야 하는데...


* 아톰 첫날 기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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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세요!

* 배추 첫날 기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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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급피곤..-_-a

Posted by 배추돌이

2008/10/04 13:33 2008/10/0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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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직 진리를 위해서만 분노할 뿐이오. 인간은 진리 속에 있을 때만 인간일 뿐이오. 그리고 진리 속에 있을 때, 인간은 끝없이 변화할 뿐이오. 인간이 변화하는 한, 세계는 바뀌게 되오. / 김연수 소설 "밤은 노래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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