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궁금한 사람 없을거라 생각되지만, 혹시나 행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여행 상황을 끄적여둡니다.
14일 밤에 싱가포르에 도착, 창이공항에 쌓여진 면세품들의 유혹을 뒤로 하고 예약해두었던 hangout emily hostel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잠시 혼절할 뻔 했던 건, 키를 받아 dorm에 들어갔을 때 빨간 속옷(!!)들이 있었다는 건데.. 다음날 아침 웬 백인 여자애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Unisex dorm에서 잔거죠. -_-a 좀 시껍했습니다만 일단 그날 밤은 그렇게 패스.
15일 아침 오랫만에 카투사식 식사(에그 + 딸기잼 바른 토스트 + 해시브라운 + 소세지 + 시리얼 + 우유 + 사과주스 = 카투사 아침, 옛 생각이 나더이다...)를 하고 민영누나를 만나 정말 잼나게 놀았답니다. 역시 현지 가이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였다죠. 2년 전 혼자 빨빨거리며 싱가폴 돌아다닐 때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Asian Civilization Museum 과 National Botanical Garden 등을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보면 누나랑 그렇게 많이 이야기를 한 것도 처음이었죠. 뭐 나이를 먹다보니 주제가 역시나 뭐 다들 예상할 만한 얘기들이 많았습니다만... 좋았습니다. ^^ 살뜰히 챙겨주는 누나 덕에 싱가포르관광청 제공 킹크랩도 먹고 DFS Galleria 에선 젓가락도 받았네요.
저녁까지 깔끔하게 챙겨준 민영누나를 뒤로하고 다카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서울에서 싱가포르까지는 6시간, 싱가포르에서 다카까지는 3시간 반이 걸리더군요. 다카 공항에 도착해서는 미리 예약해둔 민박집 가이드와 접선, 무사히 장대비를 뚫고 민박집 '한국관'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이놈의 민박집이 참... 가관입니다. 무슨 공주님 방도 아니고 모기장 차양이 있질 않나, 침대는 퀸사이즈고 컴퓨터책상과 업무용 책상이 각각 하나씩, TV,라디오,인터넷이 한국사람에게 맞게 최적화(!)되어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다 한국식 정식이 제공되고 국제전화도 무료. 거기에 결정타를 찍는 건 XBox와 게임 씨디들..-_-a 아무리 방글라데시 물가에 비해 숙박비(USD50)가 비싼 편이라 해도 이건... 폐인짓에 최적화되어있는 공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중에 사진 올릴 때 함 보시죠..)
그리고 또하나의 가관은 바로 자동로밍.. 이것 때문에 여기가 방글라데시인지 지리산 자락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돕니다. 한글로 문자보내면 바로 답문이 옵니다. 심지어는 휴가가면 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공포의 일일실적 문자도 매시간 빼놓지 않고 오는군요...(으아악!) 여기에서 압권은 북경으로 휴가간 동기 선배의 전화.
"정민아, 어디냐?"
"나? 방글라데시 (사뭇 의기양양)"
"야, 여기 북경역인데, 내몽고가려면 10만원이래!"
"(-_-;.. 머시라?) 형, 북경역으로 가지말고 어언대 앞 우다커우 거리 가서 여행사 찾아봐"
"그런거냐? 땡스- 여행잘해"
한국 휴대폰 두 대 가지고 북경과 다카에서 서로 통화를 하다니요 ㅋㅋ 비용이 좀 걱정은 됐지만 어찌나 웃기고 한편으론 놀랍던지...
암튼 오늘은 방글라데시 전대통령이 구속되는 정국이 펼쳐지는 바람에 시내는 못나가고, 방글라데시의 강남 정도 되는 굴샨에서 코쿤 기연국장님이 소개시켜준 Sultara를 만나 즐겁게 수다를 떨다 왔습니다. 얘기를 하면서 원래 이번 여행의 목적인 Grameenphone에 대해서는 좀 많이 실망을 하게 되었지만, 뭐 대신 내일 Sultara네 집에 놀러가기로 해서 맘이 한결 즐거워지는군요. (국장님 최고! ㅎ)
캘커타 가는 항공편과 호텔도 예약을 했고, 이래저래 점점 럭셔리해지는 여행입니다. 직장인이 되어서 학생때처럼 고행하는 백팩커가 될 수는 없는 건가 봅니다...^^;
Posted by 배추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