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부터 다음 주 일요일까지 8박 9일간 한국을 떠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라면 프로젝트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일 수도 있습니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시작한 것도 아니고, 사실 평상시 생활을 완전히 지배하지 못해 이것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지도 못했습니다.
내일 오후 16시 30분, 싱가포르를 거쳐 방글라데시 다카에 들어갑니다. 다카를 거쳐 인도 캘커타에서 이틀밤을 보낸 후 왔던 길을 되짚어 22일 아침 8시에 한국에 들어올 예정입니다.
휴가를 내고 방글라데시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자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물었습니다.
"그런 곳에는 왜 가는데?"
"여름 휴가는 편히 쉬어야지."
사실, 쉬러 간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체류기간도 촉박하고, 차근차근 준비할 시간도 없었기에 다카에 가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아무 것도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쉬어가면서, 좀 더 멀리서 나와 우리들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과연 지금 내가 생각하고, 꿈꾸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눈으로 직접 보게 되면 또 다시 느끼게 되는 것이 있겠지요.
그것이 나를 다시금 변화시키리라 믿어 봅니다.
지금 제게 방글라데시는 단지 그라민 폰의 나라일 뿐입니다.
그라민폰(Grameenphone), 소액금융(microcredit)의 성공적 모델인 그라민 그룹 산하에 있으면서 동시에 1천만 명이 넘는 이동전화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1위 이동전화 사업자입니다. 소위 말해 사회적 기업, 대안기업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한국에 있는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만약 방글라데시에서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그리고 또 다른 나라에서 왜 불가능하겠는가? 그런 생각을 내가 감히 가져도 될 것인지 내 자신에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알고 싶은 것은 그 나라 사람들입니다. 물론 짧은 일정 속에서 여행자가 겪는 인상은 피상적이고 파편화된 기억에 그치겠지만,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는 방글라데시에 대해 조금이나마 깊은 애정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 계획에서 다카 이외에 또 한 도시, 콜카타(캘커타)를 방문키로 했습니다.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어릴 적에 읽은 80일간의 세계일주 때문인지, 중학교 때 감명깊게 본 City of Joy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제가 걷고 있는 이 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 무리해서라도 가서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
무심코 적어놓고 보니, 아직도 참 욕심이 많이 앞선단 생각이 듭니다. 부족한 탓입니다.
앞서 말한 것들도 이번 여행을 계획하게 된 이유들이지만, 그 이유들로 인해 저 자신을 잃는 어리석은 짓은 범하지 말아야겠지요.
비워야 채워진다 했나요.
마음 속에 담겨 있던 것들을 살며시 내려놓고,
고생말고 건강하게 돌아오겠습니다.
Posted by 배추돌이

